【STV 임정이 기자】올겨울은 패딩 길이가 짧고, 광택이 도는 제품이 인기였다고 롯데백화점은 소비자 패턴을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의 겨울 풍경을 뒤덮었던 롱패딩 열풍이 지나가고 '숏패딩'이 부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롱패딩은 하체까지 추위를 막아 주지만 상대적으로 활동이 불편하고 맵시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수요를 다채로운 디자인과 높은 활동성이 장점인 숏패딩으로 대체한 것이다.
실제로, 불황기의 패션을 설명하는 두 키워드는 ‘복고’와 ‘본능’이다. 불황기에는 복고 스타일이나 신체적 매력을 강조하는 패션이 주목받는다. Y2K패션이라고 불리는 복고풍 패션이 유행했던 올해, 최근에는 언더붑(가슴의 아래쪽을 강조하는 노출패션)이 유행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연말 모임이 활발해지면서 패션 센스와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숏패딩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졌다.
반짝이는 ‘유광 패딩’도 인기였다. 광택감 있는 나일론 소재를 활용해 같은 디자인과 색상이여도 훨씬 패셔너블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 전국 중고등학교의 '동절기 교복'으로 자리매김했던 노스페이스의 눕시 다운재킷도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3일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과 협업해 단독으로 '노벨티 눕시 페이퍼 컬렉션'을 선보여 이틀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당시 일부 점포에는 노벨티 눕시 구매를 위한 대기줄이 생기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추위가 찾아오는 1~2월에는 롱패딩을 입지만, 11~12월과 3월에는 따뜻하면서도 활동이 편하고 레이어드 등을 통해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 있는 숏패딩을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숏패딩 열풍이 아웃도어·패션 업체들의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롱패딩을 살 사람들은 다 샀다는 판단이 서자 숏패딩을 새로 구매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롱패딩이 겨울 '생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신규 구매 요인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20대~30대 초가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유행인 2000년대 초의 스타일을 발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