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전격 사망했지만 장례식은 열리지 않고 있다. 장례식이 열려야 고인의 유족들은 비로소 애도를 시작할 수 있지만, 장례식이 열리지 않은 탓에 고통만 겪고 있다.
나발니의 어머니가 나서서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20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호소한다”면서 “당신만이 (시신을 돌려주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앞서 나발니는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 16일 산책에서 돌아와 돌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그대로 사망했다.
나발니의 사인을 조사 중인 연방수사위원회는 나발니 측에 나발니의 시신을 부검하는 데 최소 14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의 사망 직후 장례식이 치러졌다면 나발니의 유족들은 슬퍼하면서도 그의 죽음을 추모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발니의 시신을 러시아 당국이 내주지 않으면서 이들의 애도 작업은 유예되고 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 이후 치러지는 장례식은 중요한 의례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족들은 장례식을 통해 주변인들과 슬픔을 나누면서 고인에 대한 감정을 정리한다.
감정의 정리는 단번에 되지 않고 천천히 진행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무려 3년에 걸쳐 부모의 장례를 치르곤 했다. 현대사회에 대비할 때 ‘3년은 너무 길다’는 평가가 있지만, 심리 전문가들은 고인에 대한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대략 30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본다. 고인에 대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기간 동안 ‘3년상’을 치르게 한 것이다.
현대사회에는 사람들이 너무 바쁘기에 3년상을 치르기는 불가능하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장례식이 3일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비록 짧더라도 장례식을 반드시 치러야 한다. 그래야만 고인에 대한 맹목적인 그리움을 누그러뜨리고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