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회의장에는 적막감만 가득했다.
허를 찔린 이재명계 의원들은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국회 회의장에서는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진행됐다.
이날 우 의원(89표)은 예상을 깨고 추 당선인(80표)을 9표 차이로 따돌리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는 말이 돌 정도로 추미애 대세론이 강했지만, 우 의원이 승리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허를 찔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날 경선이 마무리된 후 기자들을 만나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저도 한 표(를 행사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우 의원도 ‘친명’이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친명계가 추 당선인 쪽으로 표심을 몰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 당선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우 의원이 당선되면서 당내 친명계 견제가 현실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의원은 이날 승리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출마하면 후보들이 끝까지 경쟁하는 것이 우리가 아는 여의도 문법인데 갑자기 (추 당선인으로) 단일화하니까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의원이나 당선인들이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추 당선인에 대한 호감도 또한 경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추 당선인은 문재인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극한 대립을 했지만, 오히려 윤 총장의 체급을 키워 대권가도를 깔아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기명 투표가 결정적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이 지나고 공천 걱정이 끝난 상황에서 조직적 투표가 먹혀들지 않았다.
친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께 미안하며 당원과 지지자 분들을 위로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