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외교분야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이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도 정치권은 둘로 갈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한미일 공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미·대일 관계 강화에 집중하는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국과 친선을 강화하고 대정부 공세에 나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해 각 당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외교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전날(8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주한 일본대사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다.
여야 대표가 한날에 타국 대사를 각각 만난 장면은 상징적이다.
특히 해양세력으로 대표되는 일본과 대륙세력으로 대표되는 중국을 여야 대표가 만나자 각 당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파상공세를 퍼붓자 국민의힘은 일본과의 공조로 논란을 돌파하려 한다.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우리 당은 비과학적 선전과 선동은 배격할 것”이라면서 “악의적인 선전·선동은 양국 관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만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불신을 없애는 일에 일본 측의 투명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높은 투명성을 갖고 (오염수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성실한 설명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만나 비공개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국익과 관계없이 불필요한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는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말을 받았다.
이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가 극적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교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