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대상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빼달라 말라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호들갑 떠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 장관을 겨냥해 “장관이 도리를 아는 분이라면 지금 집권 초기의 장관인데 ‘(여론조사에) 나를 좀 빼달라’고 의사표명을 해야 한다”면서 “그게 정치적 도리고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정치적 도리까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고 “한 장관이 여권 주자 중 1등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역대 최저 지지도를 달리고 있는데 대통령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장관이 그것도 집권 초기에, 이렇게 차기 문제가 거론돼도 되는 건가”라고 힐난했다.
한 장관은 “제가 원한 결과는 아니다”라면서 “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부족한 점이 아직 많이 있다”고 몸을 낮췄다.
앞서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을 대상으로 누가 차기 정치지도자로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40.1%, 한 장관 18.5%, 오세훈 서울시장 11.7% 순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부 각료에 임명된 한 장관이 국민의힘 터줏대감처럼 보이는 오 시장을 꺾고 여권 1위를 차지한 점이 의미심장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에는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나를 빼라’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대선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문재인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는 요구를 그만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