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지역팀】= 울산에서 지난달 26일 발생한 '25개월 입양아 사망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양어머니 김모(46·여)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로 인해 전모(2)양이 숨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대구의 한 입양기관을 통해 전양을 입양한 김씨는 평소 전양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폭행하고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전양이 전기콘센트에 쇠젓가락을 꽂는 등 장난을 하자 길이 75cm의 철제 파이프(행거 지지대)로 엉덩이, 허벅지 등을 수십차례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양이 폭행을 피해 도망가다 머리를 문과 방바닥에 부딪혀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같은달 24일에도 지인의 학교행사장 무대 위를 버릇없이 뛰어다니고, 음식을 먹다 침을 흘린다는 이유로 전양의 머리를 손으로 수차례 폭행한 것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매운 고추를 잘라서 물에 타 마시게 하고, 전신에 샤워기로 차가운 물을 뿌리는 등 학대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신체 발육도 제대로 안된 25개월 아이가 자신의 폭행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멈추지 않았다"며 "김씨는 '아이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무차별 폭행·학대한 것으로 판단해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가 전양을 입양하기 위해 입양기관에 제출한 서류 가운데 부동산임대계약서, 재직증명서 등을 위·변조한 사실을 확인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도 적용했다.
별거중인 김씨의 남편 전모(50)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전씨는 입양한 전양의 친권보호자로 아이에 대한 보호·양육·치료 등 기본적인 의무가 있으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치 않아 월세가 밀리고 도시가스가 끊기는 등 전양에 대한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방임 행위가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36분께 울산 중구 서동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다"며 119에 신고했고, 전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결국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