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3개의 파도가 시시각각으로 한국을 향해 덮쳐오고 있다. 이미 하나는 덮쳤는지도 모른다.
3개의 파도란 저출생과 연금개혁, 반도체 경쟁력 강화 등을 의미한다.
저출생은 한국을 국가소멸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연중 출생아가 가장 많은 2024년 1분기 출산율은 0.76명으로 역대 최저치에 도달했다.
저출생으로 인해 연금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더 많이 받으면서 더 적게 주고, 지급시기를 늦춰야만 시한폭탄 같은 연금 문제를 조금이나마 손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력이 무척이나 많이 소모되는 문제이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작업이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을 개발해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한국 GDP의 20%를 담당한다는 삼성전자는 감감무소속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극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해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소란스럽다. 그 소란스러움은 야당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두 특검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열겠다고 한다. 지지자들을 규합하고,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열어 윤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청원은 21대 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야만 바뀐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태도를 바꿔 탄핵 청문회를 열겠다고 벼르는 것이다. 이치에 맞지 않다.
백번 양보해 해당 청문회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국민들은 수긍할 것이다. 그러나 탄핵 청문회가 국가의 미래에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어 보인다.
오히려 총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대권에 직행하려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운영도 한 개인의 정치적 사익을 위해서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통령 탄핵 청문회가 아니라 저출생·연금·반도체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정치권의 정책 경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