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놓고 대학 측과 학생 측의 지난 25일 3차 면담이 결렬된 가운데 김명애 총장이 면담에서 “대학의 이미지가 악화돼 학생들이 취업할 때 타격이 있을 수 있다”라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을 래커 스프레이로 칠해놓은 데 대해 “사람의 몸을 난도질한 것 같다”라며 탄식하기도 했다.
이날 면담은 학생들의 본관 점거 해제 여부 및 시설 훼손에 대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대학 측 입장을 놓고 대학 측과 학생들 간이 대립하다 결국 결렬됐다.
26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면담 속기록에 따르면 김 총장은 “대외적으로 학교에 충격이 오래 가고 있고,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는 학생들이 졸업해서 취업할 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우려했다.
김 총장은 “(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대화로 할 수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학교를, 사람의 몸을 난도질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슬퍼했다. 그는 “왜 이렇게 수순을 밟았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총장은 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서도 “우리 대학이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나아갈것인지, 대학 비전을 위해 비전 혁신 추진단을 통해 아이디어를 맞대고 초안을 잡는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언급도 하기 전에 (사태가 벌어진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을 보면 2000년 이전까지는 여대가 많았지만 이후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가 반토막이 나는데, 어떤 대학이 이런 논의를 안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학생 측에 “우리가 발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분도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어려운 시점에 학생들이 이렇게 터뜨리고 볼 건가 참 안타깝다”라고 강하게 아쉬워했다.
이날 면담은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 및 단과대 대표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가 참석해 열렸다.
앞서 지난 21일 진행된 2차 면담에서는 대학 측이 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며, 향후 논의를 재개할 시 학생들과 협의를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총학생회는 이를 전제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을 전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 논의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본관 점거를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고수했고, 대학 추산 54억 원에 달하는 피해에 대해 보상할 생각이 없다고 맞서면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