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장례식은 무겁고 엄숙해야만 할까. 이러한 의문에서 비롯된 아트 퍼포먼스가 서울에서 펼쳐진다.
“나의 장례식, 크게 노래하고 다들 웃어야 해!”
이승과 저승 사이, 차차차원의 틈으로 소환된 네 명의 영혼들이 있다. 요상하고 낯선 차원의 틈으로 느닷없이 끌려온 영혼들은 어렵게 이승의 기억을 떠올린다.
“이건 내가 원하던 인생의 마지막 모습이 아니야.” 자신의 지나온 삶을 추억할 수 있는 행복한 장례식, 떠나는 이와 남는 이들이 행복하게 헤어질 수 있는 곳, 차차차원의 낯선 틈에 마련된 빈소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행복한 죽음을 위해 묵념하기 위해서다.
관객 80명이 조문객으로 차원의 틈에 마련된 빈소에 초대된다. 오는 15일~23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의 U+스테이지에서 ‘차차차원이 다다른 차원’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관객들은 공연 전 로비에 모여 소지품을 맡긴다. 4개조로 나뉘어 공연장에 입정하며, 좌석도 지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대사 없이 노래와 춤으로만 진행되는 극을 통해 4명의 영혼이 어떤 삶을 살고 죽었는지, 이승에 남은 사람들이 그 인생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춤추고 노래하는 장례식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문화처럼 보이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의 장례는 축제 분위기에 가까웠다. 장례식에서는 으레 도박을 하거나 웃고 떠들면서 밤을 새기도 했다.
하지만 장례식 장소가 집에서 장례식장으로 옮겨 가면서 도박과 춤이 자제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또한 조문객들도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는 관행도 사라지면서 장례식이 엄숙해졌다.
다만 해외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축제 같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 있다. 가나의 ‘관짝 댄스’가 그 예로, 고인을 흥겹게 추모하며 남겨진 사람들이 즐기는 장례식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