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친명(이재명)계는 이탈표 결집을 주도한 비명계 의원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비명계는 ‘사법리스크 방탄’으로 인한 당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이 대표의 거취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정처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명계 핵심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에서 이탈한 일부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무효나 가결 표를 내달라'는 전화를 적게는 한 통화에서 많게는 세 통화를 받았다고 하셨다”면서 “앞에서는 부결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비밀스러운 행동으로 표를 모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올바르지 않은 정치”라고 꼬집었다.
특히 비명계 조응천 의원을 겨냥해서는 “당대표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다음번 체포동의안은 가결'이라고 말하는 식의 정치가 과연 올바른지 조 의원에게 물어봐 달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다음번 체포동의안 표결 시에 당론으로 부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의원들이) 이 (방탄) 프레임에 갇힌 것에 굉장히 갑갑해한다”면서 “정부·여당에 견제구를 던져도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에 굉장히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친명계의 ‘조직적 이탈표’ 비난에 대해 “(차기 총선) 경쟁력 등을 놓고 의원들이 여러 가지 염려를 한 것”이라며 “그 고뇌의 흔적들이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친명 지지자들의 반란표 색출 압박에 대해 이들의 행보를 일본 에도막부 시기 가톨릭 신자 숙청에 사용됐던 '십자가 밟기(후미에)'에 비유했다.
이 의원은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 투표인데 그걸 가지고서 지금 '색출', '살생부'라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면서 “민주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민주당의 내홍이 심해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침묵이 길어질 경우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