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두 번째 프리즈와 키아프는 화려함과 섬세함이 교차한 미술 컬렉터의 천국이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또 오겠다”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7일 2023프리즈와 키아프가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KOEX) 전시장에는 수준 높은 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프리즈의 화려한 작품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빌렘 드 쿠닝의 1985년 작품(무제)이었다. 프리즈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된 이 작품은 쿠닝이 여행 갔을 때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닝의 작품을 선보인 스카슈테트 갤러리(런던)의 마틴 클로스터펠드 갤러리스트는 “쿠닝은 미국 최고의 추상화가로 후세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말했다. 또한 클로스터펠드 갤러리스트는 “쿠닝 작품은 미국 옥션에서 최대 6900만 달러(약 913억 원)에 낙찰이 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곡선이 신비롭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관람객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작품 앞에서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한 20대 여성 관람객은 “쿠닝이 전에 누드화를 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곡선이 묘하게 (감정을) 툭 건드리는 느낌을 준다”라며 감탄했다.
관람객들은 피카소, 세잔, 루시안 프로이트,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오 폰타나 등 거장들의 걸작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관람객 최미연(48)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왔는데 올 때마다 감동이다”라면서 “전시기간동안 계속 방문해 마음껏 즐기고 싶다”라고 했다.
프리즈와 키아프가 국제 아트페어라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전시장에는 일본과 중국에서 온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일본 도쿄에서 온 나카타니 미즈호(36)씨는 “프리즈에 맞춰 한국 여행을 왔다”면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마음껏 볼 수 있어 기회가 된다면 또 오겠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키아프에서는 조각가 문인수의 작품이 관람객들을 잡아 끌었다. 부엉이 시리즈에 이어 소 시리즈를 작업 중인 문인수는 철로 만든 붉은 소와 파란 소 작품을 선보였다. 붉은 소는 힘과 열정을 상징해 대기업 사옥에도 다수 설치된 작품이다.
문인수 작가가 시멘트로 작업한 작품 ‘현율’은 현대의 불안과 사회를 바라보는 불균형의 부조화를 표현했다. 관람객들은 ‘현율’ 앞에 한참이나 머물러 있으며, 작품을 감상했다.
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한 박진규(52, 부산)씨는 “불안과 힘이 동시에 느껴진다”라고 했다.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프리즈·키아프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와중에 실시간으로 작품이 팔려나가는 등 관람객과 컬렉터들의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