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신위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 안보 최고위 인사들이 민간 메신저 ‘시그널’로 예멘 후티 반군 공급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폭로되자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채팅방에서 군사 기밀이 논의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시그널 게이트’라고 부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에서 “이 정보는 기밀이 아니었다”며 “(후티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앱은 정부의 많은 사람, 언론의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만든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번 기밀유출 사건은 미국 시사지 디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지난 13일 왈츠 보좌관으로부터 시그널 내의 ‘후티 PC 소규모 그룹’이라는 채팅방에 초대받으면서 시작됐다.
왈츠 보좌관, J.D.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민간 채팅방에서 후티 공격을 논의했을 뿐만 아니라 이 창에 언론인까지 실수로 초대하는 바람에 기밀이 폭로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시그널게이트는 단순한 국가 안보의 심각한 위반 그 이상이다. 모든 정부에 있어 가장 위험한 ‘무능함’이라는 혐의를 제기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 내의 모든 사람이 ‘왈츠는 멍청한 놈’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전했다.
당장 야당에서 반발이 나왔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해당 채팅방에서 군사 정보를 세세하게 공유한 헤그세그 국방장관 해임을 촉구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헤그세스는 역사상 가장 자격이 없는 국방장관”이라며 “그가 국방장관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미국 안보를 위협하고 우리 군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이번 사태는) 모든 절차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이 정보가 유출됐다면 미국인의 생명도 위험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