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7일 “강경한 고립주의(neo-isolationism) 성향을 갖고 있는 인물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 자유 질서와 동맹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며 “한미동맹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차기 미국 대선 후보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력한 가운데, 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시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이날 국립외교원(원장 박철희)이 ‘한미동맹 70주년,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서울외교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 주도의 세계 자유 질서를 대체할만한 질서를 제시한 국가는 없다”면서도 “미국 대선에서 고립주의나 중상주의적 캐릭터가 강한 인물이 당선된다면 미국의 리더십이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미국의 외교 리더십이 약해지며 권위주의 국가들이 득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교수는 “동맹들이 흔들릴 것이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일부 국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동맹 전환(alliance transition)’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선거 국면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에 유사사태가 날 경우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을 대답한다면 바보”라고 답변을 보류했다.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뜻이었다.
김 교수는 “미국 대선 때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한미 간 확장억제(핵우산)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워싱턴 선언’의 신속한 후속 조치 이행을 강조했다.
또한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을 알리는 ‘공공 외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동맹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는 정치 리더십이 집권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공공외교를 전개해 잘못된 행동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국민들을 상대로 동맹이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