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호근 기자】=도쿄에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이 방사능 오염수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IOC 총회를 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총회 첫날 최종 후보 도시로 남은 도쿄와 스페인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 중 한 곳을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치 0순위였던 도쿄에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애를 먹고 있다.
마드리드와 이스탄불은 경제 위기와 반정부 시위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도쿄와는 다른 성격으로 테러, 전쟁 등 인간의 힘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환경오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위협은 일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전 사태가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자 일본은 사태 극복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정부는 지난 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대책비로 500억 엔(약 5,480억 원)을 책정한다고 발표하고,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도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수차례 강조했다.
일본 올림픽유치위원회의 타케다 츠네 카츠 회장은 최근 IOC 위원들에게 “대기와 물은 매일 확인한다. 문제가 되는 징후가 전혀 없다는 것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안정성을 거듭 알렸다.
이처럼 기민한 일본의 행동에도 일본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방사능 올림픽’에 대한 IOC 위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며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반면 마드리드는 방사능의 반사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페인 엘 문도 데프로티보는 “마드리드가 이미 50표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1차 투표에서 게임을 끝낼 수도 있는 수준의 득표수다. 영국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에는 “마드리드가 빠른 속도로 득표수를 늘리고 있다”는 IOC 관계자의 인터뷰가 담겼다.
스페인 올림픽유치위원회는 프레젠테이션에서 국민의 지지율이 91%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하고, 불안한 경제 상황에 대한 추궁에는 올림픽이 국가 발전의 순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유럽 도박사들의 변화도 주목해볼 만 하다. 영국 윌리엄 힐은 지난 4일 마드리드(4배), 이스탄불(4.5배)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1.57배로 책정했다. 낮은 배당률은 개최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도교에 낮은 배당률을 책정했던 윌리엄 힐은 불과 하루 만인 5일 도쿄의 배당률을 2.375배로 높이고, 마드리드는 4배에서 2.375배로 크게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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