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임정이 기자】지난해 서울은 100만원 이상의 소형빌라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해 이전 집계를 경신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등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이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세 자금 대출금리 부담과 전세 사기 우려로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여러 지역의 시·구는 무주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 지원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부수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16일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 소형빌라(전용면적 60㎡이하) 전체 월세 거래량 4만 3917건 중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고액 월세 거래가 3018건으로 집계돼, 국토부가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의 집계에 의하면,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는 2011~2019년까지 1000건 이하로 유지하다가 2020년에는 1027건, 2021년은 1693건으로 소폭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3000여건을 기록해 전고점을 찍었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에서 고액의 월세를 지불하는 소형빌라 거래가 가장 많은 자치구로 791건을 찍은 강남구가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송파구 458건, 서초구 390건, 마포구 166건, 광진구 156건, 중랑구 135건, 강동구 97건, 용산구 92건, 동작구 88건, 강서구 87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월세가격을 차지한 소형빌라는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우리엘’로 나타났다. 우리엘의 경우 전용면적 27.95㎡로 지난해 4월 6일, 4층의 월세 계약이 보증금 800만원에 월세 4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또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범신칼릭스빌 3차’의 경우, 전용면적 45.31㎡로 지난해 2월 4일, 5층의 월세 계약이 보증금 390만원에 월세 390만원에 계약됐다.
이어 서초구의 경우는 서초동에 위치한 ‘서초동 아크리움 2차’는 지난해 12월 3일, 전용면적 52.74㎡에 3층이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350만원에 월세 거래가 체결된 이후, 올해 1월에 같은 면적, 같은 층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10만원에 월세 계약이 치러져 올해도 월세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서울 소형빌라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7만 2747건)에 비해 7.2%가 감소되 6만 7541건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1월 역시 서울 빌라(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전세 거래량(6277건)은 지난해 1월(1만 2173건)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시장이 절벽을 넘어 빙하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거래 침체가 심해지고, 대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는 현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추가 규제 완화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이에 정부는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는 각종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 사기로 인해 목돈이 있어도 월세에 거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겨가고 있는데다 전세 자금 대출 이자가 높아져 고액 월세 소형빌라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귀띰했다.
또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여윳돈이나 목돈이 있어도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있지만, 이른바 빌라왕과 같은 대형 전세 사기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불안해진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 경제는 완연한 둔화 내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매우 어려운 딜레마를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