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MVP를 수상했다.
이정후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2022 KBO 시상식에서 올해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MVP를 받았다.
이정후는 142경기 553타수 193안타(23홈런) 113타점 85득점 5도루 타율 0.349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을 기록해 타율·안타·타점·장타율·출루율 1위를 차지했다.
이정후는 투표인단 107표 중 104표(이대호 2표, 안우진 1표)를 받아 만장일치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아버지 이종범 LG트윈스 코치(1994년)에 이어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MVP를 수상하게 됐다.
이정후는 수상 후 “2017년에 양현종 선배를 보며 나도 저 트로피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 내에 탄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또 도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지난해 타격왕 타이틀을 하나 땄다고 해서 아빠의 이름을 지울 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아빠를 뛰어넘으려고 야구하는 건 아니지만 MVP, 해외 진출 정도면 지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 아빠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으로 야구 인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내가 야구 시작할 때 아빠가 반대를 했다. 못하면 쫓아낼 거라고 했다. 선수를 해보니 아빠가 아들을 왜 말렸는지 알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 야구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켜봐주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힘들 때 멘탈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 코치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정후는 “아빠가 왜 반대하셨는지 알지만 야구가 좋아서 계속 했다. 내 아들도 야구를 한다고 하면 말릴 생각은 없다. 죄송하지만 아빠가 안목이 안 좋으셨던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 정연희 씨에게도 감사함을 표한 이정후는 “건강하게 낳아주신 것도 감사하고 아빠와 나를 거의 30년째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이 많다. 엄마가 더 주목받아야 한다. 엄마께 조금이나마 효도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