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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news

무연고 노인 920명 장례 치러준 노인복지시설 대표 훈장

  • STV
  • 등록 2017.09.11 09:13:11

무연고 노인 920명 장례는 고독사 920건 막은 격
양어머니 유지 이어 노인복지시설 운영
최근 고독사 문제 심각해진 세태 극복에 모범적 사례 제시


무연고 노인 920여명의 장례를 치른 70대 노인복지시설 대표가 국민훈장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제18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시티 그랜드볼룸에서 기념식을 열고 복지 증진에 헌신해 온 유공자 159명에게 정부 포상을 했다.

이 중 50여년 동안 1천 명이 넘는 노인을 돌보고 무연고 노인 920여명의 장례를 치른 이일성로원 손문권(74) 대표도 포함돼 있다.

손 대표는 16살이던 1960년부터 이일성로원 설립자인 양어머니를 도와 노인과 고아,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돌봐왔으며 결핵 전염을 막고자 환자를 분리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제안해 전국에서 처음 허가를 받았다.




▲강봉임 어르신 100세를 기념하여 이일성로원 직원들과 기념촬영한 손문권 대표(앞줄 왼쪽)


"옛날엔 의료보험도 없고. 폐병 환자, 매독 환자, 피부병 환자 어르신이 많이 들어왔어요. 방이 좁아서 환자 어르신 한 분 들어오면 6개월 지나면 모두 병에 걸리세요. 그래서 광주시에 찾아가서 얘기하고, 보건복지부 찾아가서 얘기하고 해서 우리나라 최초 요양원을 지었어요. 당시 복지부 실무자가 김찬규 씨였는데 제가 정부에서 상 받는다고 하니 그때 생각난다며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감회가 새로웠어요."

1990년대 초부터 노인 고독사 문제를 인식하고 홀몸노인을 방문해 돌보는 재가서비스의 선구적 역할을 했으며 1999년부터 북구노인종합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며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 평가를 받아왔다.

보건부는 손 대표가 양로, 요양, 재가, 노인여가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우리나라 노인복지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노인 고독사 문제에도 큰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무연고 노인 920명의 장례를 홀로 도맡아 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노력해왔다.

"노인복지가 시설에 모시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방치된 노인도 내가 돌봐야 되는 것 아니냐 해서 광주시청 방문해서 독거 노인 명단을 빼달라고 했어요. 명단을 토대로 독거 노인 2명 당 자원봉사자를 1명씩 모집했어요. 한 봉사자가 두 노인을 방문해서 물어도 보고 대우를 해주십시오. 어떻게 대우하겠냐 해서 속리산 관광도 보내주고 하면 좋아하지 않겠냐 해서 시작했어요. 구청에서 자원봉사자 100명 모집해서 하니까 광주시에 고독사가 없어졌어요."

 

▲노인의날을 기념한 행사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손문권 대표(검은양복 남자).
 

최근 부산에서는 최근 3개월 동안 20건 이상의 고독사가 발생해 부산시와 지자체가 나서서 고독사 취약계층 전수조사를 벌이고 예방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산은 서울시를 포함한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고령화율이 15.2%로 가장 높다. 7대 특·광역시의 고령화율은 대구 13.11%, 서울 12.75%, 광주 11.60%, 대전 11.22%, 인천 10.83%, 울산 9.12% 순이다.

부산시는 구청별로 1인 가구를 전수조사하고 부산에서 발생한 고독사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실태를 분석해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손 대표가 920명의 무연고 노인 장례를 치러준 것은 달리 말하면 920건의 고독사를 막은 것으로, 높은 사회공헌 활동이라 칭할 수 있다.

손 대표의 '자원봉사 1명 당 독거노인 2명 돌보기 운동'은 부산에서 참고할만한 사회활동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새는 문제가 되는 게 옛날에 영세민이나 영세민 아닌 독거인 다 돌봤는데 2008년도에 법이 바뀌어서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이 등급을 받으면 돌보는 사람을 1시간에 6천원 받고 파견을 하는데 그러니 뭐가 됐냐. 환자 독거노인만 관리하고, 환자가 아닌 노인들 못 돌봐요. 제도가 바뀌어야 해요."

노인복지를 향한 손 대표의 열정은 마지막까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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