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비율 첫 80% 돌파 1994년 20%서 '상전벽해' 친환경·과정 간소화 선호
화장(火葬) 문화가 정착되면서 국내 화장비율이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사람들은 화장을 포함해 간소한 장례문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사장 이종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사망자 약 27만5700명 가운데 22만1886명(80.5%)이 화장됐다. 올 들어서도 1~5월까지 누적 화장률이 81.1%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1994년만 해도 화장 비율은 다섯 명에 한 명꼴 정도로 비율이 낮았다. 2005년에 화장률(52.6%)이 매장률을 처음 넘어선 후 연평균 약 3%포인트씩 화장률이 증가했다. 20년 만에 화장률이 4배가 뛴 것이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
이처럼 화장 비율이 높아진 것은 관리의 용이성, 저렴한 비용, 친환경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장례문화진흥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장을 희망하는 이유로 '관리 용이'(40.6%), '깨끗하고 위생적'(36.2%), '절차 간편'(13.6%), '저비용'(2.6%) 등의 답변을 들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화장 장려금을 지급하여 주민부담 경감에 나서고 있다. 전북 순창과 전남 장성, 강원 고성 및 경북의 9개 군 지역 등 화장장이 없는 지역은 인근 지역의 화장장을 이용하기 위한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골을 화장한 뒤에는 '봉안당'에 안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왔다. 장례문화진흥원이 수도권 화장 시설을 이용한 1000명을 대상으로 화장한 뒤 유골안치 장소를 알아보니 봉안 시설에 안치한 경우가 73.5%로 가장 많았다. 화장한 유골의 뼛가루를 나무나 잔디 아래 등에 묻는 자연장은 1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례문화를 간소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는 새로운 장례문화 조성을 위한 '서울의 장례식을 다시 디자인하자' 시민참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기존 장례식 절차의 개선 방향과 이상적인 장례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수집해 허례허식의 장례절차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련됐다. 25세부터 65세까지 구성된 시민자문위원단 40명은 연령별로 8명씩 5개조를 이루어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장례문화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행사 참여한 참석자는 "연령별로 장례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차이가 있다고 느꼈고, 젊은 친구들이 성장하면 우리 장례문화도 크게 변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로 시민들은 엄숙하면서도 간소하며, 친환경적인 장례절차를 바란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친자연적인 장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올 1월부터 산림보호구역에서 수목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품위 있고 검소한 장례 의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