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지배구조를 크게 바꾸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방송법, 방문진법에 이어 EBS법까지 처리되며 이재명 정부 언론개혁의 핵심 입법인 ‘방송 3법’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표결에는 재석 180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친 뒤 표결에는 불참했다. 법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개정안은 EBS 이사를 기존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국회 교섭단체·시청자위원회·임직원·학계·교육단체·교육부 장관·시도교육감 협의체 등이 추천하는 이사를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도록 했다. 또 EBS 사장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뒤 14일 이내에 이사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선출하도록 했다. 부칙에는 법 시행 후 3개월 이내 새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했다.
전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찬반 토론을 이어가며 장시간 필리버스터를 벌였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13시간 27분간 발언하며 "국민 재산인 지상파와 국민의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람에게 넘겨도 되느냐. 이게 바로 헌법 1조 위반 문제"라며 "민노총 언론노조, 방송노조가 방송사를 좌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10시간 48분간 찬성 발언을 이어갔고,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 군소야당과 함께 표결을 강행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방송 3법 처리를 마무리한 것은 언론 독립과 자유를 되찾기 위한 언론개혁의 역사적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신군부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카르텔 정권'이라고 거짓 선동을 하지만, 신군부의 후예이며 내란 수괴에게 부역한 정당이 망발을 늘어놓을 자격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본회의는 EBS법 통과 직후 산회됐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2차 상법 개정안을 차례로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상정 즉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예정이며, 민주당은 ‘24시간 필리버스터 후 표결’ 방식으로 법안 처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