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포르투갈을 혼란스럽게 한 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우려가 유럽에서 퍼지고 있다.
유럽 태양광 패널 중 97%를 차지하는 중국산 제품이 언제든 사이버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6일 “이번 (스페인) 정전으로 사이버 보안상 취약점이 드러난 것이 확실하다”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중국 화웨이가 제조한 부품이 유럽에 넘쳐난다”면서 “전력 인프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EU는 태양광 패널 197억 유로 어치를 수입했지만 이중 97%는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위험하다는 인식은 주로 패널에 부착되는 인버터 때문에 촉발된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직류 전기를 교류로 전환해 전력망으로 보내는 장치인데, 대부분 온라인 관리가 된다.
중국 태양광 장비 제조업체 징선뉴에너지에 따르면 유럽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70%로 추정된다.
중국산 인버터를 쓰는 업체들은 사이버 보안을 위해 방화벽을 쓴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 전문가들이 지난 9개월간 중국산 태양광 장비를 분해·조사한 결과, 정규 구성품 내역에 포함돼 있지 않은 통신장비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통신장비를 경유하면 방화벽 우회가 가능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킹 세력이 인버터를 통해 유럽 전기 인프라에 원격 접근해서 마비시킬 경우 돌이키기 힘든 정전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100킬로와트 이상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풍력 발전 인버터에 원격 접근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런 우려로 인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