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미국 정보기관이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를 당장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 국장(DNI)은 25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의 모두발언 자료를 통해 “북한은 언제든 불쑥(on short notice)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영향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정권을 방어하며 적어도 암묵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그 국방장관 등이 계속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지칭하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DNI의 평가는 ‘핵 군축 협상 추진’ 전망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개버그 국장은 “김정은은 전략무기 개발의 진전, 러시아와의 관계 심화, 북한의 경제적 내구성을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 강화 및 제재 완화 필요성 감소 요인으로 보고 있다”라고 했다.
과거 대비 북한의 대미 대화 의지가 약화됐다는 뜻으로 미 정보당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경우 협상이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다만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강행할 유인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북한이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핵 군축 논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어정쩡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장은 핵실험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고비 때마다 핵실험을 내걸고 협상을 벌인 만큼 국제 정치 지형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