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미국이 한국 국가안보회의를 도청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 국방부가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및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등을 통해 미 정보 당국이 작성한 기밀 문건이 대거 유출된 사실을 이달 초 파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다”라고 보도했다.
유출된 문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분석 정보 문건이 대다수이지만, 일부 문건에서 한국·이스라엘 등 우방국 정부를 감청한 내용이 실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유출된 기밀 문건 중에 지난 3월 초 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해 달라는 미국에 요청에 러시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며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했다는 내용이다.
문서에는 한국 국가안보실장(김성한)이 미국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에 빨리 포탄을 제공하는 것이니, 주요 무기 공급 통로를 통제하는 폴란드에 포탄을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나와 있다.
유출된 기밀 문건에는 한국을 언급한 문서에 ‘신호 정보’라고 밝히고 있다.
‘신호 정보’는 통신 감청이나 레이더 전자 기기의 신호를 포착해 얻는 정보로, 첩보 용어이다. 미국이 당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도청했거나, 이 회의 내용을 언급하는 다른 정부 당국자의 통신을 해킹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일 “공개된 내용이 종전 입장과 다르지 않으며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겠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포탄을 한국에 요청한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