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 내부에서 ‘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라는 분위기가 퍼져가는 가운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의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당내 2위로 뛰어오르자 본격 견제에 나선 것이다.
11일 안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노원구, 강북 쪽 의원을 초·재선을 했다”며 “지금 현재로는 분당구 의원이지만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하나같이 한 표라도 더 보태줄 수 있는 사람은 안철수 밖에 없다. 거기에 대해서는 모두 다 똑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멀리서 지휘를 하면 (수도권 상황을) 모르지 않냐”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얼마나 멀리냐”고 묻자 안 의원은 “저 멀리 울산 쪽까지 넘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수도권 민심에 대해서 잘 파악을 못 한다”며 “또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러봐야 수도권 선거 환경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된다. 그런 경험이 전혀 없이 지휘한다면 또 필패”라고 꼬집었다.
또한 “잘못하면 우리는 영남 자민련으로 또다시 전락할 수 있는 그런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울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수도권 선거지형을 모르니 내년 총선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김 의원의 선거캠프에 사람들이 대거 몰려 세몰이를 한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렇게 보여주기로 사람들에게 각인을 시키려고 할까, 그렇게 받아들인다”며 “자발적(으로 모인 것) 아니다. 버스로 동원했다”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이 견제구를 날린 것은 김 의원의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유력주자 반열에 섰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기현 의원은 18.8%로 2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30.7%로 가장 높았고, 유승민 전 의원(14.6%), 안철수 의원(13.9%), 황교안 전 대표(5.3%), 윤상현 의원(2.4%), 조경태 의원(1.9%) 등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 대립 끝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사임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