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 대해 “우선은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면서도 “당시 수사팀에 참여했던 검사 중에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이라든가 요직에 여러 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민을 향해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식 인터뷰는 2021년 12월31일 정부의 특별사면 이후 최초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개명 후 최서원)에 대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사적인 심부름을 할 사람이 없었다. 제가 여성이니까 (남성) 비서관들한테 시키기 어려운 것들이 있지 않겠나”라며 “그래서 최 원장(최씨가 과거 유치원 원장을 지내 평소 ‘최 원장’으로 호칭)이 청와대에 드나들면서 심부름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처음에 최 원장이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재단 이사진으로 좋은 사람들을 소개할까요’라고 했을 때 거절하지 않은 것을 정말 많이 후회했다”며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공천 불법 개입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정말 거짓말”이라며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공천 파동은) 제 책임”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제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 ‘통진당 해산’이라든가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은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우선은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라고 했다.
다만 “당시 (국정농단) 수사팀에 참여했던 검사 중에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이라든가 요직에 여러 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