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장례지도사를 양성하는 교육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교육원 수강생은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총 수강생 중 절반인 10명이 모두 2030 세대인 이채로운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A씨는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해 수강생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다며, “장례지도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에서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딴 사람 711명 중 301명(42.3%)가 2030 세대였다.
비율은 2020년 32%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장례지도사가 유망직종’이라는 인식에 청년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년 없는 직업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자격만 따놓으면 전국 어디에서든 수요가 있는 곳에 진출해 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특히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장례지도사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030세대도 장례지도사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25살에 장례지도사가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 『이 별에서의 이별』을 쓴 양수진 작가는 “제가 장례지도사를 시작한 15년 전만 하더라도 20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어린 친구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초가 많았는데, 상담을 하다 유가족들이 ‘연장자 불러오라’며 대놓고 무시를 했다”고 말했다.
또 양 작가는 “일본 상조회사를 방문해보니 간부 몇 사람을 제외하고 근무자가 모두 2030세대였다”면서 “한국도 그런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양 작가는 “제 책에도 썼지만, (장례지도사를) 돈만 바라보고 하기는 어렵고, 직업의식이 투철해야 한다”면서 “고인과 유가족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진심이어야,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