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5일 혁신위원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자진탈당 권고 발표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한다.
한 대학교 특강에서 친박(친 박근혜) 청산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한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현 보수당의 지지기반이기도 한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아감에 따라 현지 민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시 중구 반월당 동아쇼핑 앞에서 '전술핵 재배치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를 갖는다.
오전 중 통상일정을 소화한 홍 대표는 정우택 원내대표, 이재만 최고위원, 김문수 대구수성구갑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대구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고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TK 지역은 제1 보수 야당인 한국당이 가장 의지하는 곳이지만 이번 방문을 앞두고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홍 대표가 당의 혁신을 위해 출범시킨 혁신위는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자진탈당 권고를 골자로 한 3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중적인 지지도를 올리기 위해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를 공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TK 민심은 다를 수 있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네 차례나 의원 뱃지를 안겨 준 곳인 만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보수의 본진인 한국당이라 해도 이번만큼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표면상 홍 대표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당의 방향키를 쥐고 인적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홍 대표는 대구 방문을 앞둔 지난 14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특강을 열고 박 전 대통령과 서 의원, 최 의원 자진탈당 권고에 대해 "꼼수가 아닌 큰수"라며 "문제가 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 나가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목표하는 건 내년 지방선거까지 25%의 안정적 지지율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보수우파를 괴멸시킨 책임을 물어 어제 그 책임에 따라 세 분(박근혜·서청원·최경환)은 당을 나가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민심을 확인하기 전이지만 이미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친박 김태흠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독고다이는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없다"며 "홍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출당 추진과정과 연세대 특강에서의 발언을 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다른 친박 의원은 지난 1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찬성·반대를 물어 당의 입장을 결정하는 거라면 홍 대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국민 의견이 더 많을 것"이라며 "홍 대표 본인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