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스포츠팀】= 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며 우승을 차지한 조던 스피스(22·미국)가 "오늘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스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스피스는 "마스터스 역사에 남고, 트로피에 내 이름이 새겨지고, 그린 재킷을 영원히 소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정상으로 가는 과정은 완벽에 가까웠다. 스피스는 대회 내내 날선 샷 감각을 뽐내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두 번째 날과 세 번째 날에는 36홀(14언더파), 54홀(16언더파) 최소타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40·미국)가 1997년 우승 당시에 쳤던 역대 최소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스피스는 39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연속 1위로 우승)로 메이저대회 첫 승을 자축했다.
"3라운드에서 리드를 잡아 오늘 경기는 조금 쉬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말한 스피스는 "이번 주는 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한 주가 될 것이다. 여전히 놀랍다"고 전했다.
2009년과 2011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오픈 정상을 밟은 스피스는 2013년 PGA 데뷔 시즌 존 디어 클래식을 제패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19세 11개월 18일로 10대 선수가 투어 정상에 오른 것은 1931년 랄프 구달 이후 82년 만이었다.
마스터스를 통해 통산 3승을 챙긴 스피스는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에 이어 세계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25세 이하 선수들이 세계랭킹 1,2위를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9년 5월생인 매킬로이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는 25살로 통한다.
두 선수의 나이가 아직 20대 초중반에 불과한 만큼 벌써부터 이들이 형성할 라이벌 구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스피스는 "매킬로이는 이미 4차례의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갖고 있다. 나는 단지 그것을 꿈꾸는 입장"이라면서 "나는 매킬로이처럼 공을 잘 치지를 못하니 다른 부분에서 만회해야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스피스는 "가까운 시기에 다시 매킬로이와 기량을 겨루기를 기대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로운 스타의 탄생에 동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스피스에게 밀려 2위로 대회를 마친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은 "그는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미켈슨은 "스피스가 골프 코스를 압도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전략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압박을 받을 때 본인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