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기 돌무덤서 파리 번데기 껍질 발견
시신 바로 매장 아닌 약 일주일 가량 밖에 놔뒀을 가능성 보여줘
발견된 파리 종, 지금도 무덤 근처 서식…기후 변화 안 컸다
시신 바로 매장 아닌 약 일주일 가량 밖에 놔뒀을 가능성 보여줘
발견된 파리 종, 지금도 무덤 근처 서식…기후 변화 안 컸다
1500년 전 금동신발에서 파리 번데기 껍질이 발견됐다. 이 파리 번데기 껍질은 장례를 치를 때 시신을 바로 매장하지 않고, 외부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의식을 치른 뒤 매장하는 '빈장(殯葬)'의 가능성을 보여줘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17일 나주 정촌고분 1호 돌방(석실)에서 2014년 12월 발견된 금동신발 내부의 흙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장자의 발뒤꿈치 뼛조각과 함께 파리 번데기 껍질 10여 개를 찾아내 법의곤충학적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안에서 뼛조각과 함께 발견된 파리 번데기 껍질을 현미경으로 본 모습. 사진-문화재청.
법의곤충학은 시체에 있는 곤충을 통해 매장자의 사망 시간 등을 알아내는 학문이다. 파리 번데기 껍질이 고대 인골이나 매장 유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이다.
연구소는 정촌고분 1호 돌방처럼 빛을 차단한 뒤 평균온도 16도, 습도 90%의 환경을 만들어 파리의 생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알이나 구더기는 성충이 되지 않고 번데기 상태일 때만 성충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소는 정촌고분 1호 돌방처럼 빛을 차단한 뒤 평균온도 16도, 습도 90%의 환경을 만들어 파리의 생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알이나 구더기는 성충이 되지 않고 번데기 상태일 때만 성충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대해 오동선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시신이 매장되기 전에 이미 파리 번데기가 금동신발에 존재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파리가 알에서 번데기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6.5일 동안은 시신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 파리의 종이 현재도 정촌고분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검정뺨금파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파리 종이 현재도 서식하고 있는 사실로 미뤄보아 기후 변화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향후 고(古)인골과 무덤을 분석해 무덤 주인공의 사망원인과 연령, 식습관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낼 계획이다.
<김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