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제보 "진흥원 A부장이 내부적으로 노란리본 못 달게 쪽지 보내"
"출장경비 과다 청구에 직원 압박해 퇴사 잦아" 주장
A부장 "쪽지 보낸 것 맞아…탄핵정국에 비관적 얘기 우려돼서"
"출장경비 과다 청구나 직원 압박은 없어…'유족들에 예의 갖추라' 강조"
몇 주 전 상조장례뉴스에 익명의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자신을 15년간 일한 '장례지도자'라면서 "세월호 참사 사망자를 장례지원하는 국가기관과 담당 부서장의 행태를 알게 되었는데 그 사실을 묵과하여 가슴 속에 묻어둘 수가 없어서" 제보한다고 밝혔다.
제보에 따르면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A부장은 진흥원 내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의미의 노란 리본 착용을 금지시키고, 직원들을 괴롭혔으며, 본인의 출장 경비 등을 과다 청구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제보자가 상조장례뉴스에 보내온 우편봉투
제보는 첫째로 A부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 리본을 반대하였고, 실제로 달고 다니던 직원이 그 압박에 못 이겨 노란 리본을 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부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발송했다는 쪽지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월호 노란리본은 이미 2년 전 유병언 일가의 선박증축과 과적 등으로 침몰원인이 규명되었고, 전국적으로 분향소가 설치되어 애도시 사용되었습니다. 장사지원센터(진흥원)는 공공성을 가지고 장사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으로 희생자 애도를 빌미로 정부의 음모론과 진상규명을 외치는 자들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노란리본을 개인의 영역이 아닌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진흥원 사무실에 가져 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다."
A부장이 이 같은 내용의 쪽지를 발송한 것은 지난해 10월말 경이다. 쪽지는 진흥원 내의 과장과 부장, 원장 등 간부급 이상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A부장 관련 제보자가 보내온 문서
또한 제보는 "세월호가 인양되면 (A부장은) 목포 현장에 내려가 상주할 예정인데 세월호 희생자의 인양보다 본인이 목포 현장에서 좀 더 편히 있고자 쓰여질 경비 등에만 관심을 가지고 지부 관계자에게 보다 좋은 숙박시설, 출장경비 등의 인상을 자주 언급했다"면서 "실제 본인의 출장 경비 등을 부풀려 과도 청구하거나 업무 중에 사용하게 되는 비용처리 등도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A부장의 등살에 못 이겨 대부분 장례지도사로 구성되어 있는 해당 부의 부서원들은 1년, 몇달, 짧게는 한달을 못 참고 사직서를 내고, 진흥원 홈페이지에는 실제로 채용공고가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조장례뉴스>는 제보 내용의 당사자인 A부장에게 직접 해명을 들었다.
A부장은 "쪽지를 보낸 적 있다"면서 "과장, 부장, 원장에게 발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이 노란 리본을 달고 와서 사무실 내에서 보이는데 작년 말에는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하는 데 혹시나 직원들이 비관적인 얘기를 하거나 그런 걸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해서 (쪽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A부장은 "노란 리본을 달고 온 직원에게 직접적으로 쪽지를 보낸 것은 아니고 그분들(과장, 부장, 원장)을 통해 조치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쪽지를 보낸 이후 사무실에서 노란 리본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제가 보낸 쪽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후로 노란 리본을) 본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쪽지를 발송한 것 외에 과다한 수당 청구나 좋은 숙박시설에만 집중했다는 주장은 일축했다. A부장은 "출장에 불필요한 경비를 청구한 바는 없고, 청구하더라도 결제 라인이 있어서 (불가능하다)"라면서 "목포신항의 숙소가 숙식을 할 수 없고, 미수습자 유해를 수습하게 되면 직원들도 숙식하러 가야 되기 때문에 난방이 잘되고 숙식이 잘되는 곳을 이왕이면 찾아보자는 취지로 말한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직원들이 A부장의 압박에 못 이겨 회사를 떠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길게는 2~3년째 일하고 있고, 퇴사직원은 최근 다른 직장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서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저희 회사가 출장이 잦고 다른 데보다 보수도 열악하고 그런 것 때문에 나가는 경우는 있다"고 설명했다.
A부장은 "미수습자 어머니나 유족들을 보면 항상 먼저 인사하고 식사하셨는지 여쭤라, 예의를 갖추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면서 "2014년 근무할 때도 유족 앞에서 항상 제자식 같은 마음으로 유족들을 달래고 어떻게 하면 유족들이 상처받지 않게 언행에 신중하게 했고, 지금도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김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