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지자체 최초 상조회사 설립 추진
경기도 화성시(시장 채인석)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공공 상조회사를 설립한다. 예산은 100억 원이다. 시가 직접 나서서 장례서비스에 낀 거품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제대로 진행될 경우 상조업계의 빅뱅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단체가 상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치열한 상조업계를 감안할 때 화성시의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화성시는 종합장사시설인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건립을 계기로 내년 1월 공공 상조회사인 가칭 '화성 따뜻한 사회 서비스 네트워크(화사넷)'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시는 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화사넷을 구축하고 2019년부터 가입자를 모집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시가 직접 나서서 상조회사를 만들려는 이유는 상조업체의 도덕적 해이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서비스를 책임지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건전한 상조문화를 확산하고 로컬푸드 등을 서비스에 포함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시가 1900만 원을 들여 실시한 '공공 상조서비스 타당성 연구'에서는 매년 1만7000명 이상이 공공 상조회사에 가입할 것으로 예측돼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과연 타당성 연구가 적합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연구는 단 300명을 표본으로 조사했고, 화성·부천·안산·시흥·광명시 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공동 시행자 5개 시 주민(288만명)의 공공 상조회사 가입률을 25.7%로 예상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수도권 주민의 상조 가입률(13.2%)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연간 30억 원에 달할 운영비를 조달하는 것도 큰 걱정거리다. 인건비만 14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입자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이는 고스란히 부채로 쌓인다. 부족한 재정은 세금으로 충당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화사넷 추진을 추진하고 있는 화성시 관계자는 "(화사넷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사항을 검토 중이며 2019년 중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화성시는 매송면 숙곡1리 일대 21만4606㎡에 부천시 등 4개 시와 공동으로 1212억원을 들여 ‘함백산 메모리얼파크’를 추진중이다. 이 곳에는 화장로 13기, 봉안시설 2만6440기, 자연장지 3만8200기, 장례식장 6실이 들어선다. 함백산 메모리얼파크가 완성되면 경기 서남부 일대의 장례 수요를 소화해 지역주민들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보인다.
<김충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