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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광복절마저 정쟁의 무대로 만든 여야


【STV 박상용 기자】광복 80주년 경축식은 민족 독립의 희생을 기리고 미래 세대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해야 할 자리다. 그러나 올해 기념식은 본연의 의미가 퇴색한 채 여야 정치권의 공방 무대가 되고 말았다. 국민 앞에서 역사와 자유를 논하기보다, 당권 경쟁과 정략적 계산이 앞서 있었던 것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행사장에서 특별사면 반대 시위를 벌이자, 민주당은 “정치적 쇼”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광복절 기념식을 당대표 선거 홍보용으로 이용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친일·독재의 후예’로 몰아세웠다. 사면 반대 목소리를 ‘내란 방조 세력’과 연결지으며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수사도 서슴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정의봉’ 사진을 올리며 “이재명 매국 사면에 옹호하는 앞잡이들에겐 정의봉이 약”이라고 맞받았다. 정의봉은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를 응징할 때 쓰였던 상징물이다. 야당 비판을 넘어 여권 내부 결집을 겨냥한 강경 메시지다.

결국 이번 공방은 광복절을 둘러싼 역사 논쟁이 아니라, 차기 정치 구도를 의식한 정략적 충돌에 불과하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서 ‘정의’와 ‘역사’를 말하지만, 그 속내는 총선과 당권 경쟁이라는 현실 정치다. 그 과정에서 광복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기념식은 정쟁의 무대가 되고 말았다.

광복절은 특정 진영의 승리나 정치적 이득을 위한 날이 아니다. 친일과 독재의 그림자를 끌어내 상대를 공격하고, 사면 문제를 정략적으로 소비하는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과거의 상처만 되살릴 뿐이다. 이제라도 정치권은 광복절을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통합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역사를 소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상대를 모욕하는 언사가 아니라 자신부터 성찰하는 태도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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