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8일 통일교 천무원 부원장이자 한학자 총재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정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으나, 금품 전달 관여 여부나 출처, 김 여사 명품 선물 개입 여부 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정씨는 통일교가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청탁에는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씨와 접촉해 명품을 건넨 윤모 전 세계본부장은 청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모두 한 총재 등 윗선의 ‘윤허’를 받아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윤씨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의혹도 받고 있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그를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특검팀은 정씨를 상대로 ‘목걸이 청탁’이 교단 차원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날 특검은 통일교 경리담당자 A씨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A씨는 윤씨가 전씨에게 건넸다는 명품의 구매 영수증을 관리한 인물로,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특검은 구매 영수증 보관 경위와 윗선 지시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학자 총재와 이모 천무원 중앙행정실장 등 교단 핵심 인사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