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했지만, 평화 협상에서 전혀 진전이 보이지 않자 좌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3년을 넘어간 우크라이나전을 멈추기 위해 미국 측의 요구에 적극 응했지만 “젤렌스키에게는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해 그가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수락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조건 없는 휴전안’을 수락했으며, 평화 협상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자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겠다면서 튀르키예로 이동한 바 있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대가로 요구한 ‘광물 협정’ 또한 우크라이나에 극히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락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과 2시간 통화한 이후 즉각적 휴전을 원하기 보다는 협상이 먼저라는 러시아 측의 종전 논의 방식을 더 선호하는 듯한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완강한 입장을 고려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아예 협상 과정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양국을 압박해왔다.
그는 러시아가 ‘조건 없는 휴전안’을 거부했을 때도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실제로 단행하지는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과는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제3자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