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자신을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한다는 이유로 홧김에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손주가 2심에도 1심과 같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 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특수협박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15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후 10시께 집에서 친할머니 B(70)씨와 드라마를 시청하다 B씨가 드라마의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하며 잔소리 했다는 이유로 홧김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후 범행 발각을 우려한 A씨는 집 주방에서 또 다른 흉기를 챙겨 집 밖으로 나가 강릉 한 가구판매점에서 50대 업주를 위협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 또한 공소장에 적시됐다.
A씨는 지난해 2~4월 온라인에서 게임 아이템, 게임 계정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을 게재해 5명의 피해자에게서 160여만 원을 갈취한 사실도 재판 당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고 많은 피를 흘리던 피해자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아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한 양측의 주장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에 대해 최초 경찰 조사에서 “외계인이 조종해 할머니를 죽이게 했다”는 진술한 점을 근거로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고 많은 피를 흘리고 있던 피해자에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