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그때 남자라면 미친듯 열광했던 '록키'가 40년만에 돌아오고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도 10년만에 영화관으로 다시 온다. 또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이프온리', 시간을 거꾸로 사는 남자의 가슴아픈 인생을 담은 '벤자민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개봉한다.
부쩍 차가워진 바람으로 옷깃이 여미어지는 날씨다. 옆구리 시려오는 계절, 그 옛날 누군가와 함께 웃고 울며 마음 따뜻했던 감동을 다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은 달라졌지만 영화는 변하지 않았을테니까.
◇전설의 귀환 '록키'
복서 록키 발보아가 40년 만에 돌아온다. 1976년 개봉해 제4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편집상을 받은 전설의 권투영화 '록키'가 오는 29일 관객을 다시 만난다. 워낙 유명한 영화이지만,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본 관객은 사실 많지 않다(1977년 국내 개봉 당시 35만명). 젊은 세대들은 이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새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30대에 접어든 뒷골목 삼류복서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가 우연한 기회에 챔피언과 맞붙을 기회를 얻고, 인생에서 처음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3류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에 자신을 대입해 쓴 작품이다. 스탤론은 우여곡절 끝에 제작한 이 영화 한 편으로 마치 록키처럼 무명 배우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늦가을 로맨틱 코미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늦가을과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음악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조합인지 알려주는 작품이 바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감독 마크 로런스)이다. 2007년 개봉, 106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던 작품이다. 개봉하지 10년이 지났지만, 로맨스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수없이 회자된 작품이다.
한물 간 팝스타 알렉스(휴 그랜트)는 이제 놀이동산에서 노래 부르는 신세다. 우연히 잘나가는 가수와 협업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건 누구보다 그가 잘 알기에 불안하기 만하다. 그때 작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소피(드류 베리모어)를 알게 된다.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는 당대 최고 배우였다. 이들의 전성기를 되새겨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16일 개봉.
◇계산 없이 사랑하세요 '이프 온리'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밝고 경쾌한 로맨스물이라면 '이프 온리'(감독 길 정거)는 정통 멜로물에 가깝다. 연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가 사고로 죽는 광경을 목격한 이언(폴 니콜스)은 다음 날 아침 사만다가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걸 보고 놀란다. 신이 자신과 사만다를 위해 하루를 더 줬다는 걸 알게 된 이언은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사만다를 사랑하기로 한다.
"계산 없이 사랑하라"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 인 것처럼 사랑하라"는 명대사를 남긴 작품이다. 연인이 있는 관객이라면 상대를 더 사랑하게 되고, 연인이 없는 관객은 연애 세포가 자극될 만한 작품이다. 최근에는 자주 볼 수 없는 배우들인 제니퍼 러브 휴잇과 폴 니콜스의 필모그래피 최고작이기도 하다. 23일 개봉.
◇스릴러 장인의 로맨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80대 노인으로 태어나 나이 들어갈수록 점점 젊어지는 남자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감독 데이비드 핀처)가 바로 그 이야기다. 작가 스콧 F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판타지가 만들어낸 부조리에 초점을 맞춘 원작을 로맨스물로 각색했다. 2009년대 개봉 당시 '스릴러 장인'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최고 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작품이다. 특히 개봉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피트가 80대 노인 분장을 시작으로 20대 초반 청년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놀랍기만 하다. 1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