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스포츠팀】= 통산 8번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가 단 한 번의 패배에 눈물을 흘렸다.
노박 조코비치(28·세르비아·1위)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총상금 345억원)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스탄 바브링카(30·스위스·9위)에게 1-3(6-4 4-6 3-6 4-6)으로 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조코비치는 눈앞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선수생활 내 4대 메이저대회 석권) 달성 기회를 놓쳤다.
1968년 '오픈시대(Open era)'가 열린 이후 로드 레이버(호주·1969년 달성), 안드레 애거시(미국·1999년), 로저 페더러(스위스·2009년), 라파엘 나달(스페인·2010년) 등 4명 밖에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메이저대회에서는 일찌감치 우승을 맛봤다.
2008년 호주오픈에서 당시 랭킹 1위였던 페더러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조코비치는 2011년 두번째 호주오픈 우승컵을 시작으로 윔블던과 US오픈에서도 정상을 차지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프랑스오픈이 문제였다. 유일한 클레이코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는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이 장기집권 중이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2011년과 지난해 모두 결승전에 올랐지만 나달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달은 2005~2008년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덕분에 '테니스 황제' 페더러도 나달이 로빈 소더링(스웨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2009년 대회 정상에 오르며 겨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8강에서 나달을 3-0(7-5 6-3 6-1)으로 완파했다. 그는 소더링과 함께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선수가 됐다.
스스로 가장 거대한 장애물을 치운 조코비치의 우승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4강에서 악천후로 인해 앤디 머레이(잉글랜드)와 이틀에 걸친 혈전을 벌였고 체력소진에 발목잡혀 상대전적 17승3패로 우위였던 바브링카에게 패배를 당했다.
삼수 끝에 다시 우승에 실패한 조코비치는 "이 자리에 다시 2위로 섰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다"며 눈물을 보였다. 절호의 기회를 놓쳤기에 충격이 컸다.
그러면서도 "오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일정 문제로 핑계를 대기는 싫다.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에게 패배를 당했다. 그는 용기있는 테니스를 선보였다"며 바브링카의 우승을 축하했다.
조코비치는 다음 프랑스오픈에서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하게 됐다. 그러나 도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우승 후 손목 부상과 맹장염 등으로 부진한 시기를 보냈다. 비록 조코비치에게 완패하기는 했지만 최근 꾸준히 기량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코비치가 지금과 같은 강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다시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에게 막힐 수도 있다.
28연승을 달리다가 한 걸음 쉬게 된 조코비치는 이달 열리는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대회 2연패이자 통산 3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