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스포츠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계속된 내홍으로 인해 안팎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즌 내내 설만 분분하던 롯데의 선수단 CCTV 사찰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설마'하던 이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4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이사가 선수들이 원정경기 때 묵을 호텔의 CCTV 위치와 녹화정보 등을 건네받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도록 했다.
원정경기 때 사용하는 선수들의 숙소를 최 대표가 직접 예약하며 총지배인 등 호텔 관리자들을 만나 오전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CCTV 녹화 내용의 자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 의원이 확보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3일부터 3일간 파라다이스, 로얄, 스탠포드, 리베라 등 8개 호텔에 대해 최 대표가 직접 나서 호텔 CCTV 설치 위치, CCTV 녹화 내용 전달 가능성 등을 확인했다.
호텔 측은 계약조건에 따라 CCTV 기록을 바탕으로 '원정 안전대장'을 작성해 구단에 건넸으며 이에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석달간의 선수 외출입 기록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롯데의 '선수단 CCTV 사찰' 의혹이 불거진 때는 지난 5월이었다.
롯데의 울산 홈경기 숙소였던 울산 롯데호텔에서 CCTV로 선수들의 외출 여부를 감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부터였다.
구단은 몇몇 선수들이 경기 후 '밤 늦게 외출을 한다', '술을 먹는다', '지인을 데려온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했다.
CCTV로 자신들이 감시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전해 들은 선수단은 발칵 뒤집혔다.
선수단은 집단행동에 돌입하며 최 대표와 면담을 했다. 당시 권두조 수석코치와 이문한 구단 운영부장이 주동자로 몰렸다. 권 코치는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이 부장은 시즌 종료후인 지난달 말 선수단의 성명서가 발표된 후 휴가를 냈다.
선수단은 성명서를 통해 프런트의 간섭이 도를 넘어섰고 일부 프런트가 선수들의 사생활을 오랫동안 감시하는 동시에 편가르기에 앞장서 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구단은 "구성원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자 노력하는 열정이 상호충돌했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바람직한 성적을 내지 못해 서로 간의 크고작은 오해가 발단이 됐다"고 해명했다.
명문 롯데가 올시즌 들어 '집안싸움' 구단의 대명사가 된 것은 구단 운영 주체, 선수단 상호간에 쌓인 불신이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구단 최고위층의 '사찰' 지시에 대해 사행활과 인권 침해 등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구단 내부의 반대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규제강화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수단에게 통보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시즌 내내 거듭된 악재에 롯데 선수단 분위기는 최악이다.
시즌 종료후 다른 구단들은 일찌감치 마무리훈련에 열중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롯데 선수단은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구단 프런트와의 갈등 끝에 사퇴했고, 감독 후보로 거론되던 공필성 코치는 선수들의 반대에 막혀 팀을 떠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수단의 동요를 막기 위해 부랴부랴 이종운 감독을 선임했지만 일부 코치들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아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변하는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번 롯데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 야구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보고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한 뒤 법적 대응까지 모색하고 있다.
부산 팬심도 등을 돌렸다.
시즌 중반 4위까지 치고올라 내심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했던 팬들은 후반기 들어 보여준 플레이에 크게 실망했다.
투지의 상징인 최동원과 끈기의 아이콘인 박정태 등 투혼의 롯데 야구가 이제는 죽었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