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골목에서 20년째 대진사를 운영하는 윤종현씨
“나의일터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곳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는 윤종현씨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1988년 삼육재활원에서 기능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컴퓨터 자격관련 공부를 하고자 했지만 장애인이라는 현실 앞에 꿈을 접어야 했다. 그 와중에 방황도 했었고 자신의 처한 현실을 받아 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한사회인의 구성원으로 살아나기 위해선 무언가를 하여야만 했다. 그 일이 바로 전각(篆刻)분야였다고 한다.
이일을 마음먹고 결정하기에 윤종현씨는 5년이란 세월을 보내야 했다. 종로에 있는 ‘노고당’이라는 도장집에서 기술을 배우며 익혔다. 결국에는 1993년 7월 인장 공예기능사 자격을 취득하여 자신의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장 일을 하는 것도 처음에는 만만치 않았다. 뇌성마비라는 장애로 체력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 평생에 걸려있는 이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윤종현씨는 혼신을 다해 일에 임했다. “사람은 체력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사는 것입니다. 체력의 한계를 느낄수록 정신력으로 소중한 자아를 끝까지 이끌고 가야합니다.”라며 장애인들의 각오를 언급했다.
인장은 실용인장과 예술인장으로 구분된다. 실용인장은 구비서류 등에 쓰이는 일상의 도장이고 예술인장은 그림이나 글씨에 낙관(落款)으로 사용되는 전각이다. 인사동 골목에서 1평 남짓한 가게에서 그는 지금 이순간에도 고객이 맡긴 도장을 정성스레 파고 있다. 솜씨도 일품이다. 그래서 인지 단골손님 중엔 이름만대도 알 수 있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인사동에서 미술작가들의 낙관주문이 많기도 하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 단골손님들도 상당 수 있다.
윤종현씨는 비록 내가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조금도 부족하거나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자기가 노력한 만큼 벌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인생은 양각 음각을 곧고 깊게 새김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항상 열심히 성실하게 인생살이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장승영 기자 news7@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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