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총선이 석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게 ‘시스템 공천’과 관련해 불만을 표한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이 실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한 위원장에게 강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사퇴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사퇴한다면 여당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준석 전 대표와 김기현 전 대표에 이어 3번째로 대표가 사퇴하게 되는 셈이다.
총선이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의 이 같은 혼란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물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대립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신당을 창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서로 다른 팀인 척 해서 난국 돌파하려 한다”면서 “초록은 동색”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사실상 한 몸인데 대립이 있는 척 긴장을 조성해 지지율 반등 등 여러 효과를 거두려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이라면 여당은 유래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갈등이 실제라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하는 와중에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할 상황에서 국힘 총선 출마자들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중 택일해야 하는 입장으로 내몰리게 된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사퇴 압박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총선을 이끌고 갈 경우 유권자들에게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총선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윤석열의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