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수상한 국제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나흘간 2000건 가까이 접수되면서 흉흉한 분위기가 돌고 있다.
문제의 우편물들은 중국에서 출발해 대만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당국은 유사한 우편물의 통관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만 등지에서 수상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 신고가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총 1904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이 중 587건을 수거해 조사하고 있다. 나머지 1317건은 오인신고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6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72건, 경북 89건, 전북 80건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가정집, 공공기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배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파가 배달된 후 신고가 빗발쳤다.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되면서 건물에 있던 17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신고된 소포에는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있거나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울산 장애인복지서설 관계자 3명은 어지럼증 증상을 보였으나 국방과학연구소의 분석 결과 위험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쇼핑몰의 ‘브러싱 스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무작위로 발송해 상품 리뷰를 올려 쇼핑몰의 판매 실적 및 이용자 평점을 조작하는 것이다.
2020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중국에서 발송된 정체불명의 소포가 다수 발견됐다. 당시 미국 농무부는 “브러싱 스캠”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