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노태악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이 9일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선관위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자리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바로 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고민하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자세를 낮췄으며, “자리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위원장은 “지금 바로 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고민하고 있다”면서 “당장 현안에 대해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사퇴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을 포함해 선관위원 9명의 전원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그 요구(사퇴)를 겸허히 듣고 있다”면서도 “9명 전원이 사퇴한 후 위원을 어떻게 충원할 것인지, 그러면 (전원 사퇴는)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날(8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선관위 ‘아빠찬스’ 등으로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노 위원장은 “(국정조사에 대해) 몇몇 위원님들께서 (감사원 감사 관련) 수정 제안을 해 주셔서 오늘 사무차장 인선이 끝난 뒤 구체적으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감사원 감사를 적극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회의를 통해) 9명이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면서 “수정 제안으로서 같이 고민하고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국민의힘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관위는 자녀 특혜 채용 건이 밝혀지면서 전 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자녀를 선관위 특혜 채용한 의혹을 지난달 사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