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외교관 가족 실종 사건이 최근 알려진 현지 북한식당 부지배인의 탈북 시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조만간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본국 송환 후 겪을 처벌에 두려움을 느낀 외교관 가족들이 생존을 위해 탈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실종된 외교관 가족은 ‘고려항공’ 소속 무역대표부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영사관에 파견해 식당을 운영하며 외화벌이에 나섰던 박모 씨의 아내 김모(43)씨와 아들 박모(15)군이라고 밝혔다.
외교관 박모씨는 2019년 현지 식당 운영과 관련한 검열 차 평양으로 돌아갔다가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가 이뤄지면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에 아내 김 씨가 대리 지배인 자격으로 현지 북한 식당인 ‘고려관’의 운영 책임을 맡았다.
하지만 식당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였으며, 더군다나 지난해 말 식당 종업원들을 관리하던 부지배인이 탈북을 시도했다가 붙잡히면서 위기는 가중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사건 이후 파견 인력들의 이탈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해 북한 영사관 측은 식당을 폐쇄했다. 김 씨 모자 또한 영사관에 연금됐다.
소식통은 영사관 내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감시 생활을 했던 이들은 일주일에 외출이 허락된 하루를 틈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씨가 남편과 이별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한 이유는 국경 개방 이후 본국으로 송환되면 3년 간 북한 식당 운영에 대한 평가를 받는 데 대한 두려움으로 보인다.
식당 경영 실적 부진과 부지배인의 탈출 시도 등을 겹쳐 책임 추궁을 받게 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지배인이 망명 시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처형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김 씨도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보쪽 관계자는 “해외 생활을 경험한 주민은 북한에 돌아가는 것을 더욱 꺼려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