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이후 민주당 내 친명(이재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이 내전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사실상 내전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지도부가 ‘압도적 부결’을 호언장담 했던 것과 달리 가결 투표수가 1표 더 많은 결과가 나왔다.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이었다. 체포동의안 표결에 부결표를 던지지 않은 민주당 반란표만 최대 38표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노한 친명계는 이탈표를 ‘조직적 반란’으로 규정하고 비명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튀어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공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그분들을 심판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공천 배제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비명계는 조직간 움직임은 없었다면서도 이 대표의 거취를 압박했다.
대표적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유지하는 것보다 벗어나는 것이 당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분리·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라면서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로 일명 개딸(개혁의 딸)은 부결표에 투표하지 않은 ‘수박’ 색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이 대표의 강성지지자들이 비명계 인사들을 조롱할 때 쓰는 은어이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행동은 국민의힘 소속처럼 한다는 비하성 용어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모임인 ‘더불어 수박깨기운동본부’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실제로 수박과 수박 모형 풍선을 동원해 ‘수박깨기’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맞서 당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