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데뷔작 <고래>가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홈페이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고래>를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운영 원칙에 따라 <고래>의 영문 번역가인 김지영 씨도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 측은 <고래>에 대해 “한국이 전근대에서 탈근대 사회로 급속히 이동하며 겪은 변화를 재조명하는 모험극이며 풍자극”이라고 설명했다.
<고래>는 2004년 한국에서 출간된 천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다.
산골 소녀가 도시의 경영가로 성장하는 금복, 다양한 주변 인물들, 금복의 딸인 춘희가 어우러져 벌이는 이야기다.
독특한 소재와 힘이 넘치는 서사로 출간 당시 찬사를 받았다. 당시 <고래>를 심사했던 은희경 작가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 작품에 빚진 게 별로 없다”는 찬사를 보냈다.
천 작가는 골프숍 점원, 보험회사 영업사원 등 여러 작업을 거쳐 서른살이 넘어 영화계에 투신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감독 데뷔를 준비하다 40대에 출간한 <고래>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등 짠내나는 작품들로 ‘리얼리즘의 대가’라는 평가도 받았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권위있는 상이다.
올해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중국 작가 조우 징즈의 <나인스 빌딩> 등 12개국 작가의 13작품이 1차 후보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고,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최종 후보에,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1차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최종 후보작 6편은 다음달 18일 공개되며, 수상작은 5월 23일 런던에서 발표된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천만 원)로,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