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BBK 사건'으로 수감되기 전날 여대생을 껴안고 강제로 키스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정 전 의원은 7일로 예정했던 출마선언을 급히 연기하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무소속인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에 복당원서를 제출했지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 후폭풍으로 당이 '성범죄시 공천배제'를 공언한 상황에서 승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출마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그를 보는 당내 시선은 곱지 않다.
당내 2위 주자로 박원순 시장을 위협했던 박영선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경기장에서 윤성빈 선수를 특혜 응원했다는 논란 이후 기세가 꺾였다. 박 의원은 거듭 사죄의 뜻을 밝힌 뒤, 자신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등의 계기를 찾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중진의원은 "광역단체장 후보가 초반부터 이런저런 이런저런 구설수에 연루되는 것이 그간 선거에서 찾기 힘든 일"이라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외부 변수도 존재한다.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점은 박원순 시장에게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한 박 시장의 경우 당시 안 전 대표에게 양보를 받은 데 대한 정치적 부채가 존재한다. 안 전 대표측에서 '양보론'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설 경우 수세적 입장에 몰릴 수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무공천을 하고, 경기지사와 인천시장을 양보받는 연대가 이뤄질 경우 지방선거 구도 자체가 급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서울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안 전 대표가 나오면 박 시장이 양보론에 끌려다니는 선거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야당이 상호 연대해서 나올 경우 선거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던 전현희 의원(강남을)은 8일 "강남벨트의 정치적 구심점인 제가 자리를 지키고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당과 지지자들의 우려와 요청이 있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