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 3년 연속 증가했지만 해약에 장사 없어
더라이프앤의 폐업은 2017년 상조업계의 첫 폐업이다. 업계는 더라이프앤의 폐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뒤이어 다른 업체들이 간판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업계는 떨고 있다.
201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더라이프앤은 선수금 기준으로 업계 14위(629억 원)였다. 선수금은 해마다 591억 원(2013년), 602억 원(2014년)으로 상승일로에 있었다.
행사매출도 30억 원으로 업계 16위 수준이었다. 업계 평균 행사가격으로 산정했을 때 추정 행사건수는 764건이었다. 행사매출은 2014년도에 일시적으로 줄긴 했지만 전년대비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더라이프앤의 자산총계는 190억 원이었고, 상조 관련 자산은 160억 원이었다. 자산에 비해 해약환급 의무액이 컸다. 465억 원(추정)에 달했다. 자산을 모두 합해도 해약환급 의무액에 미치지 못했다. 합산하면 305억 원 적자였고, 선급비용 36억 원을 빼면 342억 원 적자로 평가됐다.
물론 해약환급 의무액은 잠재적인 액수다. 모든 회원이 한 번에 해약을 요구했을 경우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때의 액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최악은 아니지만 안 좋은 상황이 현실화됐다. 지난해 9월 MBC PD수첩 '위기의 상조회사, 내 돈은 어디에' 편이다.
PD수첩 방송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부채질 했고, 이는 마치 뱅크런(bank run)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불안함을 느낀 회원들이 너도나도 해약하겠다고 더라이프앤에 몰려든 것이다. 더라이프앤은 몰려드는 회원들의 요구에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
더라이프앤의 자산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현금성 자산 또한 부침이 있었다. 2013년 26억 원이던 현금 자산은 2014년에 7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2015년에 22억 원으로 회복됐다. 차입금은 2015년 12월 현재 32억 원을 쓰고 있었다. 차입 명목은 운영자금이었다.
누적결손금이 474억 원에 달하면서 회사 운영이 힘들어졌다. 2013년에는 무려 41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의 경영상태가 한 번에 좋아지기는 힘든 법인데 PD수첩 방송이 치명타를 날린 셈이다.
더라이프앤은 인건비 절감 및 마케팅 강화 등 자구책을 마련해 회사를 회생시켜보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더라이프앤의 대표자는 지난해 5월30일 이병헌 씨에서 문동규 씨로 교체됐다. 같은 날 인재교 씨와 이수현 씨는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 후원방문판매사업자 정보에 따르면 더라이프앤은 2015년 7월2일에 후원방문판매업에 등록했고, 매출액은 30억 원(2015년 기준)이었다.
매출액 상위 1위와 2위는 '장례 용역 서비스'로 각각 26억 원과 3억 8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30억 원 중 수당으로 8억 5천만 원이 빠져나갔다. 전년도 당기순이익은 20억 원 적자였으며, 부채는 66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충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