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나란히 국민 앞에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총재는 세 차례 연속 소환 요구를 거부하며 ‘버티기’에 나섰고, 특검은 수사 대상자의 변호사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한쪽은 법의 권위를 조롱하고, 다른 한쪽은 수사의 공정성을 흔들며 국민적 신뢰를 동시에 허물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한학자 총재의 태도는 국민 기만 그 자체다. 심장 시술과 산소포화도 수치까지 내세우며 출석을 거부했지만, 정치자금 전달과 고가 선물 제공 등 의혹의 핵심에 서 있는 인물이 계속 불출석으로 시간을 끄는 것은 ‘건강’이 아니라 ‘회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는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종교 지도자라는 지위가 방패가 될 수 없고, 권력과 가까운 위치가 특혜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그런데 국민이 의지해야 할 특검마저 스스로 흠집을 냈다. 특검은 “일상적 인사”라 해명했지만, 사건 변호사가 아무렇지 않게 특검실에 출입해 차담을 나눴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해당 변호사가 과거 민 특검과 법원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드러나면서, “정말 몰랐겠느냐”는 의구심을 피할 길이 없다. 공정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특검이 이런 논란에 휘말린 순간, 수사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한 총재는 더 이상 ‘시간 끌기’로 책임을 피할 수 없고, 특검 역시 “우리는 공정하다”는 말만으로 불신을 거둘 수 없다. 법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하며, 수사 주체 또한 어떤 의심도 불식시킬 만큼 투명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정치적·종교적 방어와 제도의 무능만 부각시키고 있다.
국민은 권력형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다. 그 단순한 요구조차 한학자와 특검 모두가 무너뜨리고 있다.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법치주의의 실패는 물론 민주주의의 근간마저 흔들릴 것이다. 이제는 양쪽 모두 변명과 핑계를 거두고, 국민 앞에 떳떳이 서는 것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