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이영돈 기자】국민의힘이 3일 국회에서 첫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변화와 혁신을 다짐했다. 비대위는 당의 과거 실패를 반성하며 “기초부터 바로 세우겠다”고 선언했고,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위는 본격적인 인선에 착수하며 쇄신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오늘 비대위 회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기초부터 바로 세우겠다는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비대위는 오늘 이 자리에서 과거의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반성과 각오 위에, 희망과 책임의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굳은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들도 ‘해체 수준의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박덕흠 의원은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 비대위가 지금 위기를 잘 수습하고 변화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거기에 희생과 진통이 뒤따르더라도 '생즉사 사즉생'의 심정으로, 당을 해체할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과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조은희 의원은 “국민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 저부터 변화의 실천자가 되겠다”며 “눈물 흘리는 약자의 곁에 서고 힘들고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식 의원은 “개혁을 멈추는 순간 반개혁의 저항과 음모론들이 당을 지배하려 들 것”이라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냉정과, 당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정치, 소모적인 내부 갈등과 반복되는 분열은 스스로 당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였다”며 “이제는 운영 방식, 문화, 정치적 태도까지 근본적인 성찰과 전면적인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의 또 다른 축인 혁신위원회도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 2명, 원외 당협위원장 2명, 외부 2명 정도 되면 일명 중수청, 중도·수도권·청년의 목소리를 다 반영할 수 있겠다”며 혁신위 인선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희망하는 분이 너무 많아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고, 혁신위는 오는 7일 출범해 9일 첫 회의를 여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대선 백서를 준비 중인 태스크포스(TF)에 대해선 “외부 전문가를 모셔서 그분 주도하에 진행하게 할 것”이라며 “7월 마지막 주부터 휴가 기간이라 바로 그 직전엔 끝내고 발표하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은 고강도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적 쇄신과 후보 교체 당무감사가 빠진 혁신은 기득권 연장을 위한 꼼수일 뿐”이라며 “친윤 눈높이의 혁신으로는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와 혁신위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향후 당내 쇄신 공방과 지도체제 개편 논의 속에서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