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가 연일 우클릭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하자 당내에서 정체성 논쟁이 벌어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장 중시 행보’ 등 연일 우클릭을 하고 있는 이 대표가 중도층에 어필할 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탄핵 정국에도 이 대표의 지지율이 40%대 박스권에 갇혀 움직이지 않자 마음이 급해진 이 대표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당은 벌집을 쑤신 듯 비명계 인사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면서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께 묻는다.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건가. 믿을 수 없다”면서 “비판하고 규탄한다”라고 성토했다.
친문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정당’이라고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붙들고 있었고, 그 고민을 담아 미완성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책이 ‘진보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탄핵 이후 민주당이 만들어 나갈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해서는 당 내외의 폭넓은 합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일침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