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30대 당대표를 가볍게 보기 때문일까. 당내 유력 대선주자의 부재 때문일까. 국민의힘 중진들이 이준석 대표에 반발하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앞으로 줄서기에 신경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2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 30%의 윤석열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라고 이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을 후방 지원하는 모양새의 글을 쓴 정 의원은 전날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위험하다”면서 “윤 전 총장이 안철수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 했던 판단과 비슷한 판단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지적에 윤 전 총장은 “결국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게 정치 아니겠나.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옹호하며 “4.7보궐선거에서 국힘이 승리한 요인 뭐냐”며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은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 밖 전우다. 윤석열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인가”라고 옹호했다.
윤 전 총장과 죽마고우인 권성동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중진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이 대표는 “어떻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승리를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 말씀하나. 너무 선을 넘었다 생각한다”며 “당내 중진의원께서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와 중진들 간의 논쟁은 국민의힘 내부의 권력투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유력 대권주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측의 마음을 잡으려는 중진들과 ‘공정 경쟁’을 외치는 이 대표 간의 힘겨루기라는 것이다. 이처럼 국힘 내부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윤 전 총장과 이 대표가 조만간 공개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